졸업생인터뷰

우보연

현실적인 이상주의자

Tue Oct 31 2006 14:42: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현실적인 이상주의자"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민초 3기 김다미 편 찬바람이 세상을 딱딱하게 만드는 계절이다. 이런 날에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훈훈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 딱딱한 몸과 마음도 부드러워질 것이다.지금커피 한 잔을 가져오라. 그리고김다미양과의 인터뷰를 읽기 바란다. 어느새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짐을 느낄 것이다.한 잔의 커피와 함께인터뷰를 시작해 보자. 김다미양은 올해 봄 어린이 도서 전문 출판사인 비룡소에 입사하여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책을 만드는 일은 정말 짜릿하고 보람된 일인 것 같다. 더군다나 어린이들의 책을 만드는 일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그녀에게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다.제가 어린이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동화책을 즐겨 읽는데, 좋아하는 동화 출판사에서 직원을 뽑는다고 해서 지원을 하게 되었는데 운 좋게 뽑히게 된 거죠.그러면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요?저는 비룡소내 편집부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작가가 쓴 원고 형태의 글을 한 권의 책으로 탄생시키는 일을 하죠. 그리고 외국에 출판된 책을 번역하여 한국에 출판하는 일도 합니다.우리는 서점에서 쉽게 한 권의 책을 구입할 수 있지만, 그 한권의 책이 나오기까지는 무수한 과정이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한 권의 책이 탄생하나요?먼저 검토를 합니다. 원고형태로 된 글이나, 외국에서 출판된 책을 읽어보고 이 책이 독자에게 어필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하는 일을 하죠. 국내 작가가 쓴 것은 국어로 되어있지만, 외국작가가 쓴 글은 번역 전의 글이어서 며칠 밤을 새워서 읽죠. 그리고 선택된 글은 계약을 하고 번역을 의뢰합니다.몇 달 후 번역이 완료될 때부터 다시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번역되어진 원고를 교정, 교열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죠. 맞춤법에 틀린 단어를 수정하고, 문맥에 맞지 않는 문장을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일을 하죠. 보통 4회에서 5회 정도를 하는데, 그래도 틀릴 경우가 간혹 있죠. 정말 치밀함과 꼼꼼함을 요하는 작업이죠.이렇게 교정, 교열이 끝난 후에는 책 디자인을 합니다. 책 표지, 책 내용의 서체, 저자 소개글 등 책 내용을 뺀 나머지 부분 등을 결정합니다.그리고 신문, 방송 등에 나갈 보도자료 등을 만들죠. 최대한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게 심사숙고합니다.마지막으로 인쇄를 하면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게 됩니다.그리고 이건 잘 알려지지 않은 출판가의 비밀인데, 책 제목을 작가가 정하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편집자가 정합니다. 독자들에게 상업적으로도 어필해야하기 때문에 제목은 편집자의 권한으로 넘겨주죠.책 한 권이 만들어지기가 이렇게 복잡하다니.운 좋게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외국어에도 상당한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 같고, 여러 번의 교정, 교열 작업을 거쳐야 하는 만큼 꼼꼼한 성격도 필요할 것 같은데 출판사에서 일하고 싶다면 어떤 능력을 갖추어야 하나요?뭐 특별한 능력을 필요로 하지는 않아요. 외국어도 회사 다니면서 틈틈이 공부하면 되고, 꼼꼼한 성격 또한 일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바뀌는 것 같아요. 근데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책을 좋아해야한다는 것이에요. 회사를 다니면서도 일주일에 몇 권씩의 책을 읽어야하므로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정말 쥐약이겠죠.그리고 한 가지 덧붙인다면 자신감이 아닐까해요. 편집자로서 책을 만들다보면 어떤 결정의 순간들이 많이 오게 되요. 이때마다 자신에 대한, 자신의 결정에 대한 믿음으로 임해야 되요. 무척 가벼워 보이면서도 무거운 능력이죠.그녀는 올해 8월에 졸업을 하게 되었다. 졸업을 한다는 것. 학생의 신분이 아닌 다른 무엇이 된다는 것은 두렵지만 새로운 충격일 것 같다. 그녀의 대학생활에 대해서 물었다.저의 대학생활을 한 마디로 집약한다면 ‘역피라미드형 대학생활’ 이라고 할 수 있죠.역피라미드형? 삼각형이 거꾸로 놓여진 형태 말인가요? 그럼 혹시 학년이 높아질수록 체중이 늘었다는 말? 하하하 그건 아니고요. 그건 뭐 마름모형쯤 되겠네요. 역피라미드형이라는 것은 대학생활동안 저의 관심사에 대한 양을 형태로 나타낸 거에요. 인간관계 또한 포함되겠죠.1,2학년때 저는 국어국문학내에 한문학을 무지 좋아해서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죠. 그래서 일찍 조교생활도 했답니다. 그 때는 평생 내가 해야 할 것이 한문학에 대한 탐구라고 생각했죠.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죠. 영화에 빠져서 공부를 하기도 했고,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교생실습도 했어요. 그리고 이상에 푹 빠져서 그의 모든 작품을 탐독하기도 했죠.소설가이고 시인인 이상 말인가요?예. 저는 작가의 작품에도 관심이 있지만, 그보다는 그 작품을 쓴 작가에 대한 관심이 더 커요. 이 사람은 언제 태어났고, 어떻게 살았으며, 누구하고 결혼을 했으며, 이 작품을 쓸 때 어떠했는지 같은 거 말이에요. 정말 별난 취미죠.하하하 재미있군요. 근데 보통의 대학생들은 대학생활동안 자신의 전공을 심화 발전시키는 피라미드형 생활을 할 것 같은데. 역피라미드형 대학생활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전 이렇게 생각해요. 대학생활동안 자신이 선택한 전공을 심화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접하지 못한 새로운 것들을 접하는 것 또한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갈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정말 필요하죠. 사회에 나가면 그렇게 할 시간이 없어지니까요. 얘기를 나눌수록 더욱 유쾌해지는 그녀. 인생의 종착역에서 그녀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까? 궁금해졌다.전 30대 중반쯤 되면 세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싶어요. 그래서 사람들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나와 다른 땅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와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을까? 무척 궁금해요. 세상을 넓게 보고 싶거든요.그리고 넓어진 시야를 가지고 NGO 같은 단체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어요. 유년기는 우리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죠. 그런데 가장 소홀해지기도 쉬운 시기이죠. 어린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일하는 것만큼 보람된 일은 없을 것 같아요.그리고 세상을 보는 눈이 좀 더 넓어지면 어린이들을 위한 책을 쓰고 싶어요. 피터팬을 지은 제임스 배리처럼 어린이들의 눈높이로 어린이들을 위한 세계를 만들고 싶어요. 어린이를 위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는 김다미양의 표정은 아이처럼 밝고 해맑았다.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한 문장을 부탁했다.현실적인 이상주의자.그녀는 자신이 현실적인 이상주의자라고 했다. 현실이 될 수 있는 이상을 꿈꿔서 그렇다고 한다. 물론 현실에 타협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하다가 포기할 이상을 꿈꾸기보다는 소박하지만 잡을 수 있는 이상을 꿈꾸는 것이 훨씬 값지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다미 양과의 인터뷰를 하면서 문득 떠오른다. 지금의 나를 활기차게 하고 깨어있게 하는 것이 이상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 : 졸업생 l 김다미 olive_ilove@hotmail.com 리포터 l 우보연 cinew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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