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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연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를 찾아

Tue Jun 20 2006 06:18: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를 찾아 무궁화호 화장실 앞두 남자는 객차 안으로 들어가고두 베트남 여자는 아이 하나씩 껴안고 서 있었다열차가 들판을 지날 때두 남자가 신문지 들고 와 깔아 준 뒤각각 닮은 아이의 겨드랑이 잡고번쩍 들어 올려 코 맞대로 비비머 어르었다외탁하지 않아 더 귀여워하는 게 틀림없다두 베트남 여자도 그런 눈빛이다열차가 터널로 들어갈 때두 남자는 두 아이 건네고 객차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두 베트남 여자는 펑퍼짐 앉아 아이 하나씩 껴안고블라우스 단추 끄르고 부푼 젖통 꺼내 물었다. -하종오, <코시안 가족 1>부분 남들이 등한히 하는 우울한 세계를 위와 같이 문학으로 형상화할 때 우리는 가슴이 아련해 짐을 느낀다. 한국은 월드컵으로 축제의 분위기에 가득차 있지만, 이 사회의 이면에는 소외받고,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저자들은 위의 시와 같은 광경을 직접 체험했다. 그리고 그들은 코시안, 농촌으로 시집온 아시아 여성들의 삶, 비정규직 노동자, 도시의 노인들, 소록도, 탈학교 학생들, 보안관찰법으로 억압받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그린다. 이러한 글들의 모음이 바로 '길에서 만난 세상'(우리교육,2006)이다.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를 찾는 작업은 잡지 월간 <인권>에서 '길에서 만난 세상' 꼭지로부터 시작됐다. 그들은 울산 현대 자동차 비정규직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에서부터 그 주소를 찾는다. 그들은 웃지만 웃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파업'이라는 강행군을 벌였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그들을 비난하고, CEO들은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 그들은 사람이 아니다. 공장의 하나의 기계에 불과하다. 그나마 한국인 노동자들은 사정이 좀 낫다. 부푼 코리아 드림을 안고 온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필리핀 노동자들의 삶은 더 열악하다. 그 중 다리나 팔을 잃고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을 쫓아내기 위한 출입구 관리소의 단속은 그들을 더욱 지치게 한다. 뿐만 아니라 같은 코리아 드림을 안고 시집을 온 젊은, 피부색이 다른 부인들도 마찬가지다. 조국에서는 대학을 졸업한 인텔리들이었는데, 한국에서는 자신의 이상과 다르게 가난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그들 역시 피부색 때문에 소외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들의 2세 역시 '코시안'이라는 이름으로 또다른 차별의 시선을 받는다. 차별의 시선은 비혼모들에게도 존재한다. 단지 결혼을 하지 않고, 혹은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졌고, 낳았다는 이유로 그들은 사회에 격리되어 있다. 그들이 낳은 아이들 역시 엄마의 손길보다는 결국 외국으로 입양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사회는 그들을 미혼모라 부르며 차별의 시선을 보낸다. 아직은 어린 나이지만 학교로 돌아갈 수도 없다. 이는 억압하는 학교 교육을 피해 자퇴를 감행한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사회는 이들을 '문제아'라 낙인찍는다. 그들의 잠재성 또한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얼마나 사회의 이면에 대해 생각하는가. 혹시나 이들을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가.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대한민국 은 좋아지고 있는 것 같냐'고. 나는 대답했다.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고. 그런데 이 책을 읽는 순간 나는 내 대답이 부끄러워졌다. 너무나 세상의 밝은 면만을 바라보고 한 철없는 대답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진정한 리더는 구성원들의 사정을 알고 섬길 수 있는 리더이다. 장학생들은 분명 대한민국의 중요한 분야에서 일하리라 생각된다. '민초'라는 장학재단의 이름처럼 우리가 사회의 이면을 바라보고 그들을 보듬어 안을 수 있는 아량을 키워야 한다. '길에서 만난 세상'은 이런 대한민국의 현실을 우리에게 객관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책이다.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를 찾는 일. 이제 한 번 시작해 볼까. 민초 4기 이화여대 문경연 mky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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