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夢

마음이 아픈 아이들

김길향

마음이 아픈 아이들 * 월화목금토 - 공부방. 수일 - 영수과외.* 월수 - 영어과외. 화목 - 수학과외. 금 - 미술과외. 일 - 바이올린 레슨. 첫번째는 고1. 두번째는 중3. 과외 했던 아이들의 대략적-_-인 스케쥴이다. 과외 첫시간에 아이들과 과외 시간을 잡으려다 난 속으로 무척 놀라고 말았다. 사실 내가 저렇게 과외로 바쁘게 일주일 계획을 짠 적이 없기 때문에 무슨 아이들이 이렇게 바쁘나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곧 과외를 하는 다른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저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초등학생들이 과외를 5개, 6개 하는 것은 그리 심한 것도 아니고, 중학생들도 실기평가에 대비하는 예체능과외부터 국영수과외까지 각종다양한 과외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대가 다르다는 것, 지역이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도 저렇게 바쁜 어린 시절을 보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정말 대단하다...!'는 감탄을 하면서도 너무 과외활동에 시달리는 것 같아 아이들이 안쓰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얼마 전에 읽은 기사에서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상당수가 정서장애, 행동장애 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기사를 다시 찾아보았는데찾을 수 없어 정확한 출처와 수치는 밝히지 못하지만, 기사를 읽으면서 '이렇게 많이?'라고 정말 놀랐던 내 느낌만은 분명히 전하고 싶다.) 이쯤되면 눈치 챘겠지만, 이번 호에서는 우리나라 부모들의 과다한 교육열에 대해서 심리학적으로 이야기 해볼까 한다. (이 주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회의적이기 때문에 글 전체의 시각이 한쪽으로 기울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밝힌다.) 이런 문화가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번 호에 이어서 한국인, 한국문화의 심리적 특성을 함께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한국문화와 그릇된 교육의식 및 관행> (한성열,1994)이 제시하는 학부모가 이러한 일을 하는 이유로 밝힌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 둘째, 나만 안하면 자녀가 피해 받을까봐 불안하다. 셋째, 나의 자식을 남과 다르게 차별화시키기 위해서다. 남이 하니까 나도 해야하고, 나만 안하면 자녀가 피해 받을까봐 불안한 것 둘 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계중심적'인 성향에서부터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내가 속해있는 '내집단'의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굉장히 의식하고, 그것에 '동조'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뭔가 잘못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쉽게 갖는다. 한마디로, 옆집 아이가 수학과외를 하면, 우리 아이도 왠지 같은 선생님에게 수학과외를 해야 마음이 편한 게, 모두 이런 '관계지향성'과 '동조심리'에서 온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세번째 이유인 내 자식은 남과 다르게 차별화시키고 싶어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요즘같이 끊임없는 경쟁시대에서 내 자식만큼은 그 속에서 살아남기를 부모라면 당연히 원할테고, 그러기 위해서는 남에게 뒤쳐지는 것 없이 예능부터 학과 공부까지 놓치는 것 없이 배워야 치열한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쳐질까봐 불안하기 때문에 그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아이들에게 이것저것을 시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어느 부모에게나 자식에게서 대리만족을 느끼고싶은 욕구가 조금씩은 있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보통의 부모라면 대부분 조금씩 그런 마음이있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부모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하지 못했다면 자식만큼은 부족함없이 가르치고 싶고, 자신이 원하는 사회적 계층에 오르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자식만큼은 그 위치에 오를 수 있게 도와주고 싶고, 자신이 원하는만큼의 경제적 부를 쌓지 못했다면 내 자식만큼은 능력 키워서 그만큼의 돈을 벌기를 바라게 마련이다. 힘들게 뒷바라지 해서 성공한 자식의 모습을 보면 자신이 못다한 것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끼면서 또한 동시에 자신이 뭔가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부모 자신의 성취감 또한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과외를 하면서, 나중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기를 때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심각한 고민에 빠졌었다.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 어머니한테 늦는다고 혼나가면서도 해질녘까지 밖에서 뛰어 놀고, 만화영화란 만화영화는 시간별로 다 챙겨보고, 읽고싶은 책 다 읽으면서도 지금까지 내 안의 가능성을 나름대로 잘 키워오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자식은 학원 일곱여덟개 보내면서 친구들과 사귀는 법조차 서툴게 키우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나도 관계지향적인 성향이 강한지라 옆집 아이, 윗집 아이, 뒷집 아이가 과외를 몇개씩이나 하는데 내 아이만 혼자 놀이터에 풀어둘 자신 역시 없어서 지금도 역시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다. 아직 결론을 내리려면 많은 시간이 남은 걸 다행으로 여길뿐..^-^;; 나도 그렇고 민초 가족들도 그렇고 미래에 자신의 주관을 갖고 자식을 키우겠지만(결혼하지 않을 사람들도 물론 있을테고) 어쨌거나 분명한건, 지금의 우리나라의 교육의식이나 관행이 어떤 논문(<한국가정의 교육열과 그 병리현상>)에서는 "병리적 현상"으로까지 언급될 정도로 과열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하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편적이면서 또한 아름다운 마음이다. 하지만, 강남의 소아정신과나 아동상담소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2달 정도는 기다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요즘... 아이들이 정서적으로나 행동상에 있어서 힘들어한다면 이건 정말 문제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아이들에 대한 배려와 진정한 교육의식 없는 소위 아이들을 '잡는' 일부 부모들의 일방적인 태도 및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과다한 교육열과 많은 연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과하면 설사 똑똑한 아이를 만들지는 몰라도,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만들 가능성 역시 크다는 것을 이제는 다들 제발 생각했으면 한다. 민초3기 고려대l 김길향 uteotw@hanmail.net

Wed Apr 26 2006 02:52: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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