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생 세상만사

황병욱

대리인들에게 고함

Fri Apr 21 2006 16:58: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도덕적 해이나 본인-대리인 문제를 토대로 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사회과학의 제 분야에서는 모형에 근거하여 현실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고, 모형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결론을 이끌어 내기 위한 가정(Assumption)이 필요하다. 모형은 단순하면서도 현실 설명력이 높을 수록 효과적일 것이다. 하지만, 가정 그 자체가 꼭 현실적일 필요는 없다. 이상적인 결과를 설정해 놓고, 현실과의 괴리를 유의성 있게 찾아낼 수 있다면, 가정이 현실을 이해하는데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완전경쟁시장을 설정하여 이론을 전개해 나간다. 완전경쟁시장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가장 이상적인 시장이다. 가장 비현실적 가정 중의 하나는 ‘정보의 대칭성’이다. 이 비현실적 가정이 현실적인 가정, 아니 현실이 될 수 있다면 지금부터의 논의는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정보는 대칭적이지 않다. 누구에게나 획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비용이 들며, 이는 여러 사회적 비용을 야기시킨다. 오늘날 흔히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들에게서 특히 정보의 비대칭성은 문제가 된다. 최근 재계의 대기업들이 보여준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와 다음의 논문 중 일부를 통해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액주주운동은 경제적 척도를 기준으로 발전하고 있는 선진국의 주주행동주의와는 다소 격차가 있다. 즉, 건전한 견제세력으로서의 존재의의는 충분히 인정되지만 소유권에 기초한 주인의식을 강조할 뿐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여도는 다른 이해관계자들에 비해 결코 높지 않다. 또한 경제효과가 불투명한 문제들을 놓고 쟁점을 삼는 경우가 많은데, 공동의 경제적 이득이 없는 권리행사는 경제문제를 법과 정치의 영역으로 몰고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 이처럼 주주행동주의가 기업의 성과에 정의 기능을 가져오지 못할 경우 주주들간의 갈등이 전개될 가능성도 크다. 특히, 현재 한국의 산업구조를 고려하면 상당기간 종업원에 대한 투자를 비롯하여 이해관계자 중심의 경영이 불가피한 측면도 존재하기 때문에 경제적 이득이 없는 사회 운동 차원의 권리행사는 의미를 갖기 힘들다. 이러한 한계는 향후 기업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쟁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바람직한 기업관을 형성할 수 있다면 주주행동주의는 새로운 사회규칙으로서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최인철, <<한국 기업의 도덕적 해이 최소화 방안>> 中 재계 1,2위의 대기업이 경영권 승계 및 기업운영 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최근의 모습은 한낱 사회과학으로서의 용어가 아니라, 진지하게 사유해 보아야 할 대상으로서의 도덕적 해이, 대리인 문제를 대하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 이루어지는 소수의 사회운동도 바람직하지 못한 것은 자명하다. 효율성을 위해, 즉 흔히 말하는 합리적 자원 배분을 위해 사회는 분권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다. 기업의 주인은 주주이고, 국민이다. 경영자는 주인의 이해관계를 위해 일해야 한다. 경영자는 기업의 경영자일 수도 있고, 국민이 뽑아 준 정치인이나 관료일 수도 있다. 이들은 주인을 위해 봉사해야 할 대리인이어야 한다. 하지만, 대리인들은 일반적으로 본인의 이해관계를 위해 일할 충분한 유인을 갖지 않는 듯하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본인들은 이제 대리인들을 감시해야만 한다. 감시를 하는데는 비용이 든다. 우리는 너무도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이라면, 경영자는 기업 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일해야 하고, 그것은 결국 주인(본인)인 주주 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일해야 한다. 정치인과 관료라면 주인인 국민의 후생과 복지 증진을 위해 일해야 한다. 국민은 나라의 주주이다. 주주들은 진정한 주인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부족한 것도 문제이다. 헤지펀드와 같은 단기성 투기자본을 비난하기 이전에, 소모적인 사회적 이슈를 생산해 내는 왜곡된 주주행동의 반성이 필요할 것이다. 결국, 본인과 대리인 모두에게 부담해야 할 책임과, 지불해야 할 비용이 있는 것이다. 편법적 증여와 불법/부당 거래 및 검은 의혹들로 얼룩진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며 가슴이 무거워진다. 우리는 이미 큰 시련을 겪었고, 뼈아픈 대가를 치렀던 경험이 있다. 재계 및 정치/관료 사회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그 아픔이 되풀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시민사회운동 또한 사회의 건전한 파수꾼이라는 책임과 진정한 주인의식의 성찰을 전제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야 될 것이다. 이상적이고 비현실적 가정을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의 의미는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민초3기 연세대 l황병욱gen7972gen79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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