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ur[나뚜:르]

성보람

컵라면을 아십니까?

Fri Feb 17 2006 12:11: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컵라면을 아십니까? - 컵라면; 3분의 미학 배는 고프고, 밥을 해먹기는 귀찮고, 나가서 사먹자니 돈이 없을 때, 우리가 가장 많이 찾는 것은 아마도 컵라면 일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컵라면 계의 우뚝 솟아있는 몇 개의 봉우리들이 있었으니 금강산도 식후경 육개장면, 러시아 인기 열풍 도시락면, 큰사람이 먹는 큰사발 시리즈, 왕입니다요 왕뚜껑 등등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정 상표 지칭이라면 할말이 없다;) 하지만 1998년, 컵라면 용기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에 대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컵라면의 수요가 줄어드는 듯 했으나, 컵라면 회사들의 환경 친화적 용기 개발, 광고매체의 발달과 함께 독신 인구가 늘어가고 소비자들이 여가와 레저문화를 선호하면서 간편한 컵라면의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지금부터 얘기할 내용들은, 컵라면이 봉지라면보다 인기가 많아지는 것이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화로 나아가는 것과어떤 관계가 있는지, 왜 업계들이 컵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컵라면 개발에 열을 올리는지 등에대해서가 아니다.그저 끓는 물을 부어놓은 컵라면을 기다리는 3분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한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컵라면의 원리에 대해서 살짝 집고 넘어갈 필요성이 있겠다.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겨보면, 밀가루 속에 있는 수분이 밖으로 빠져 나가면서 밀가루 튀김(;;)에 기포구멍을 만든다. 그러면서 밀가루 반죽은 바삭바삭해진다. 그리고 이 튀겨진 밀가루 반죽을 건조 시킨 후에 다시 뜨거운 물을 부으면, 본래의 상태대로 부드러워 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걸 보고 이대로 집에서 해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_-;) 뜨거운 물을 부으면, 튀기면서 빠져나갔던 수분이 다시 침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배고픈 배를 쥐어 잡고 기다려야 되는 시간이 5분도 6분도 아닌 3분인 것은 바로 라면의 면발이 꼬불거리는 이유와 관련이 있다. 이것은 뜨거운 물에 닿는 면발의 표면적을 넓게 해줌으로써, 최단시간 내에 라면을 익게 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컵라면의 면은 봉지라면의 면보다 가늘어서 상대적으로 더 넓은 표면적을 갖게 된다. (너구리가 컵라면으로 나오지 않는 이유를 잘 생각해보자) 물론 우리가 배부르게 먹을 만큼 많은 양의 면을 조그마한 라면 용기나 봉지에 담으려는 멋진 의도도 숨어있다. 또한 면발의 주 성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컵라면의 면은 봉지라면보다 감자전분이 많이 포함되어있다. 밀가루보다 감자전분이 뜨거운 물에 빨리 익기 때문이다. 컵라면과 봉지라면 면의 맛의 차이를 미각으로 느낀 적이 있다면, 감자를 한번쯤 생각해 보는 센스를 발휘해보자. 컵라면의 면이 생각보다 빨리 익지 않아서 마음 상한 적이 있을 수도 있다. 여기서 그 전 상황을 더듬어 보자. 물을 부은 후 1분정도 후에, 물에 잠겨 있는 아랫부분이 많이 익고, 상대적으로 물이 적은 윗부분이 잘 익지 못함을 걱정하여, 뚜껑을 활짝 열고 젓가락으로 면을 한번 휘휘 저은 후 뚜껑을 다시 닫은 기억이 나는지? 문제는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펄펄 끓는 물을 컵라면 용기에 부으면, 온도가 낮았던 면과 접촉하면서 면을 익히는데 열을 사용하기 때문에, 물의 온도는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컵라면 용기는 단열이 잘 되는 재질을 쓰기 때문에, 뚜껑만 닫아 놓는 다면, 순간적으로 생긴 수증기들이 빠져나가지 못해서 면을 더욱 쉽게 익게 한다. 그렇지만, 중간에 뚜껑을 한번이라도 연다면, 그 수증기들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용기 속의 온도는 급격하게 낮아진다.이렇게 되면면이 3분 안에 익기 힘들다. 컵라면에 물을 부어놓고 기다리는 3분이 어쩌면 매우 긴 시간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왜 붓자마자 먹을수 있는 라면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물을 부어주어 새 생명을 준 컵라면 주인의 입으로 들어오기 위해 그 뜨거운 물을 감당하면서, 익어가고 있는 컵라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 짧은 3분 동안배고픔에 지쳐서 라면이 익기만을맹목적으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컵라면의 원리에 대해서 한번 쯤 생각해 보는 것이 익어가는 컵라면에 대한 센스가 아닐까. 민초5기고려대l 성보람 bobo120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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