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맛보기

새로운 시대, 그리고 유비쿼터스

염지연

새로운 시대, 그리고 유비쿼터스 오늘은 중요한 회의가 있는 날. 아침에 일어나 욕실로 향한다. 거울 앞에서 부스스한 얼굴을 한 번 보고는 옆의 버튼을 누른다. 밤새 나에게로 온 이메일 목록이 뜬다. 중 요한 메일을 한 통 골라서 읽는다. 잠시 후, 거울은 다시 본래의 '거울'로 돌아온다. 회의 장소로 가면서 차 안의 컴퓨터를 통해 미리 회의장 상황을 들여다보며, 미리 도착 한 동료와 잠시 농담도 주고받는다. 회의장에 도착. 앗차! 회의 때 사용할 파일이 담긴 디스켓을 집에 두고 나왔다. 하지만 그다지 당황할 일은 아니다. 휴대폰을 꺼내서 개인 인증 절차만 마치면 집에 있는 파일이 금세 나에게로 전송되니까. 언제쯤 가능한 일 일까? 놀랍게도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싱가포르에 HP사가 준비한 CoolTown에 서는 이미 현실이다. 바로 '유비쿼터스'기술이 이끌어 갈 시대의 한 모습인 것이다. 유비쿼터스(Ubiquitous)란 '어느 곳에나 존재 한다'라는 의미를 갖는 라틴어 단어 로써 그 것이 '컴퓨팅'과 결합하여 만들어진 것이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다. 즉, 유비 쿼터스 컴퓨팅이란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서 편리하게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핸드폰으로도 무선 인터넷을 즐기는 이 마당에 무슨 소린가 싶겠 지만,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확실히 현존하는 시스템을 뛰어넘는 것이다. 지금의 컴퓨터 사용 환경을 관찰해 보면, 실제 생활이 컴퓨터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포착할 수 있 다. 은행, 백화점, 심지어는 도시 전체가 모두 인터넷이라는 공간 안에 들어가 있다. 우 리는 그 가상공간에 접속하기 위해 컴퓨터를 마련하고 인터넷에 연결한다. 그러나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말하고 있는 제 3세대 컴퓨팅 환경은, 거꾸로 컴퓨터가 우리의 실생활로 들어오는 것이다. 컴퓨터를 사는 게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컴퓨터를 심는 것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물체에 칩이 붙어있고, 그 칩들이 서로 통신을 하는 방식으로 이 새로운 세상은 가능해진다. 이러한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우리의 환경을 어떻게 바꾸게 될 것인가? 모든 실체들에 컴퓨터가 심어져 있다면 우리의 생활은 어떻게 변화될까? 출근할 때, 회사 유리문은 나 를 알아보고 승진 축하 인사를 한다. 공기중을 떠다니는 '영리한 먼지(Smart Dust)'들 에 의해 화재 같은 위급 상황이 자동으로 보고 되며, 퇴근을 위해 회사문을 나서는 순간, 이미 집 안에서는 목욕물이 데워지고 있다. 유통 기한이 지난 냉장고의 마요네즈 는 스스로 먹지 말라며 경고한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이 자동으로 동작하게 된다. 세상은 보다 지능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이며 우리는 그 안에서 훨씬 편리한 생활을 누리게 될 것이다. 꿈만 같은 세상이다. 그렇지만 멀지만은 않았다. 이미 미국, 일본을 비롯한 기술 선진국에서는 관련 연구가 상당히 진척되었고, 연구기관, 기업체 할 것 없이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을 눈여겨 볼 만 한데, 그 동안 미국과 유럽의 국가들에게 뒤져온 그들로서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일본은 현재 유비쿼터스와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기술을 세계 일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미 사업의 시장 규모는 300조원에 달하고 있고, 이 기술을 상용화 한 일반 점포도 눈에 띤다. 일본의 한 스시 식당에서는 손님이 먹은 접시 에 부착된 칩들이 자동으로 집계되어 계산서가 나온다. 주인이 일일이 접시를 세어 볼 필요가 없다.?유비쿼터스 시대, 문제점은 없을까? 가장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는 것은 바로 '사생활 침해'문제. 나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든 실체들에 의해 확인될 것이고, 이는 나의 안전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구속을 의미하기도 한다. '몰래'라는 말은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공기 입자 만 한 컴퓨터가 날 계속 쫓아다니면서 감시하고 있으니 말이다. 기술의 놀라움과 편리함을 능가하는 폐해 사례가 속출한다면,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먹을 거 하나 없는 소문난 잔치가 되어버릴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보안 기술의 동시적인 발전과 함께 국가의 정보보호 정책 수립이 있어야 하고,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효율적인 활용 방안에 대해서 끊임없는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것은 사회 모든 사람들의 참여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이공계 종사자들만 매달 려서 될 일이 아니라는 거다. 특히 고시 준비하시는 분들! 과학기술에도 눈을 가끔씩만 돌려주시라.. 할 일이 많다. 항상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것은 '기술'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역시 다음 세대의 생활방식을 만들어 낼 중요한 도구로 주목받고 있으며, 그 것의 발달이 가져올 경제, 정치, 문화 분야의 파장은 만만치 않다. 미국의 AT&T, IBM,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이 름만 들으면 누구나 다 아는 유수의 기업들은 물론 MIT, 버클리 등 뛰어난 인력을 보유 하고 있는 여러 연구기관에서도 현재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IT 분야에서 미국에 다소 밀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일본 역시 '유비쿼터스에 서만큼은 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해당 기술 확보에 전력투구 하고 있다. 벌써 새로운 기술을 향한 경쟁은 시작된 지 오래다. 어느 날, 눈을 떠서 거울 앞에 선다. 거울에 있는 버튼 하나로 내게 온 메일을 읽을 수 있다고 상상해보자. 컴맹이든 아니든, 내가 원하는 모든 작업을 컴퓨터로 해낼 수 있다고 상상해보자. 내 주위의 컴퓨터가 언제나 날 지켜보면서 날 도와주고, 내 생활에 편리함을 더해준다고 상상해보자. 다룰 줄 모르는 사람에게 그저 복잡하고 귀찮은 존재이기만 한컴퓨터. 이젠 요술램프의 지니처럼 말만 하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 져다주는 존재가 될 것이다. 유비쿼터스는 인간의 생활 모습을 통째로 바꿔버릴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그리고 그 시작점에 우리가 서 있다. 염지연 mksalt@hanmail.net

Mon Aug 16 2004 12:20: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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